"대만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은 왜 타이중에?: 1935년 개국과 일제강점기 건축 산책"
1935년 3월 22일, 대만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 JTTK가 타이베이가 아닌 타이중에서 개국했다. 타이중 시민의 적극적인 유치 활동과 1930년대 중부 경제력이 배경. 방송국 건물은 현재도 보존되어 있으며, 쓰네노식의 타이중 시청(1911년)과 함께 반나절 코스로 돌아볼 수 있다.
대만 최초의 라디오 방송은 왜 타이중에서 시작됐을까
1935년 3월 22일, 대만 최초의 라디오 방송국 JTTK가 전파를 쐈다. 다만 흥미로운 점이 있다. 수도인 타이베이가 아니라 타이중에서였다.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타이중 시민들이 먼저 움직였기 때문이다. 지역 재계와 시민 단체가 총독부에 적극적으로 유치 청원을 넣었고, 1930년대 타이중의 탄탄한 경제력—제당업과 섬유업—이 이를 뒷받침했다.
당시 타이중은 대만 중부 농촌 지역의 중심지였다. 농업 정보와 기상 예보를 전달할 라디오 방송의 실질적 수요가 컸고, 결국 시민 주도로 쟁취한 방송국이 탄생한 것이다.
한국으로 치면 경성방송국(JODK)이 1927년 서울에서 첫 전파를 쐈던 것과 비슷한 시대다. 그런데 대만에서는 수도가 아닌 지방 도시가 먼저였다는 점이 흥미롭다.
방송국 건물은 지금도 타이중 공원 바로 옆에 남아 있다(중구 공원로 43호). 하얀 벽과 목조 창틀의 일본식 건축이 그대로다. 내부는 문화 시설로 개방 중이라 누구나 방문할 수 있다.
한국어로 된 여행 기사에서 타이중 방송국이 언급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타이중에 이런 역사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한국 여행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타이중 시청:역사 건물 안에서 이탈리아 파스타를 먹는 경험
방송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타이중 시청 구관(1911년)이 나온다. 현재는 「타이중 문화유산관(台中文資館)」으로 탈바꿈해 시민에게 개방 중이다.
건물 양식은 쓰네노식(辰野式)이다. 붉은 벽돌에 흰 줄무늬가 특징인 메이지 시대 서양절충 건축으로, 한국의 구 서울역사나 한국은행 본관과 비슷한 계열이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이라 한국 독자에게도 낯설지 않은 분위기다.
입장은 무료다. 그리고 여기서 뜻밖의 선택지가 생긴다. 1층에 「Narratore」라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 입점했다.
1900년대 초 붉은 벽돌 건물 안에서 파스타를 먹는 경험은 꽤 독특하다. 역사 공간을 구경하다가 자연스럽게 점심까지 해결할 수 있어 동선이 군더더기 없이 맞아떨어진다.
방송국에서 반대 방향으로 조금 걸으면 1913년에 지어진 타이중 주청(도청)도 있다. 바로크 고전양식 건물로 지금도 행정기관으로 쓰이는 터라 내부 입장은 어렵지만, 외벽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볼거리가 된다.
반나절 산책 코스와 실용 정보
세 곳 모두 도보 15분 반경 안에 있어 반나절 코스로 묶기 딱 좋다. 무리하지 않아도 점심 포함 3~4시간이면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다.
추천 동선
타이중 방송국 건물 → 타이중 공원 후신정(1908년 정자) → 타이중 주청 → 타이중 문화유산관 → Narratore에서 점심
타이중 방송국(台中放送局)
- 주소:台中市中區公園路43號(타이중 공원 옆)
- 입장:무료
- 운영:화~일(월요일 휴관)
타이중 문화유산관(구 타이중 시청)
- 주소:台中市中區民權路99號
- 입장:무료
Narratore(이탈리아 레스토랑)
- 위치:타이중 문화유산관 1층
- 영업:점심·저녁(요일별 상이하므로 방문 전 확인 권장)
교통
타이중역(台中車站)에서 도보 약 15분 또는 택시 5분 거리다. 이 구역은 아직 MRT가 연결되지 않으니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함께 가면 좋은 곳
근처에 타이중 제2시장(第二市場)이 있다. 1917년에 문을 연 전통 시장으로, 아침 일찍 방문하면 현지인들이 즐기는 시장 조식을 맛볼 수 있다. 역사 건축 산책 전에 들르는 코스도 추천한다.
